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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둘러싼 여야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국회 예결특위가 가동되면서 원안 처리를 대원칙으로 삼은 한나라당과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야당 간 확연한 대립 전선이 형성되는 등 '예산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특히 내년도 예산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 첫해 국정철학이 담겨있어 예산 심사가 국정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의 성격이 있는데다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재정정책의 해법에 대한 시각차 때문에 감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조정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재정건전성 = 정부가 제출한 수정예산안에 따르면 재정적자가 GDP(국내총생산)의 2.1%인 21조8천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17조6천억원의 국채 발행을 계획했는데, 이 경우 국가채무는 GDP 34.3% 수준인 350조8천억원으로 확대된다.

한나라당은 내년 예산이 재정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지출과 감세의 동시 확대를 통한 내수진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내년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지출과 감세 확대가 국가별로도 공통적인 경기부양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부자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 추진함으로써 사상 최대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만큼 감세 규모를 6조원 축소하고 세출 분야에서 삭감 7조3천억원, 증액 6조3천억원 등 1조원 순삭감함으로써 국채발행을 10조원 이하로 감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자유선진당도 감세 규모를 3조원 줄이고, 세출 분야에서 삭감 9조4천억원, 증액 2조9천억원 등 6조5천억원을 순삭감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SOC 삭감 vs. 복지예산 증액 = 한나라당은 경기부양을 위한 SOC 확충에, 야권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복지예산 증액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교적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SOC 지출 증가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내년도 복지예산이 올해보다 10.3% 증가했기 때문에 복지예산 축소라는 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라고 치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SOC 지출은 질나쁜 성장으로 귀결되는데다 인위적 경기부양 이기 때문에 적절한 규모의 삭감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중산층과 서민 지원을 위한 복지 예산의 증액이 뒤따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SOC 증액예산 5조2천억원 중 3조원 삭감을 비롯, 연례적 집행실적 부진사업, 사업계획 미비사업에서도 대폭 삭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서민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등 5조원의 복지재정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선진당도 낭비성 SOC사업 2조4천억원, 대운하 관련사업 2조2천억원 등을 삭감대상에 분류하고, 사회취약계층 보호, 업종간 불균형 보완, 교육기회 보장 등 2조3천억원 규모의 복지예산을 증액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 =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도 쟁점 중 하나다.

한나라당은 정부 대책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쪽이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수도권과 지방 의원간 입장차도 드러나고 있다.

지방 의원들지역균형 취지에 어긋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나 일단 정부가 다음달초 내놓을 지방발전대책을 지켜보자는 유보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가 지방죽이기와 지방재정 파탄으로 직결된다며 관련 예산의 삭감과 법률 개정 등 강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감세정책 시행시 지방 세수가 3조3천억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이와 관련된 예산인 광역경제권 선도육성사업 예산 2천17억원의 전액 삭감과 지방재정 보전을 위한 1조원 추가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당은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시행시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한 사전 연구조사사업 목적의 예산 5억원을 삭감하고, 부동산 교부세 감소분 6천억원 증액을 추진키로 했다.

◇특수활동비 = 업무추진비, 판공비, 특수목적사업비 등 각종 명목으로 영수증 없이 사용가능한 특수활동비 삭감 공방은 올해도 여지없이 재연됐다.

내년도 책정된 특수활동비 예산은 8천625억원으로 올해보다 1.3% 증가했고, 국정원이 4천860억원으로 전체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불요불급한 경비 10% 삭감 방침과 달리 특수활동비가 오히려 늘어난데다 특수활동비는 야당과 반정부 인사 감사, 친정부 성향 고취 등 정권 유지를 위한 목적에서 악용될 수 있다며 대폭 삭감 엄포를 놓고 있다.

특히 선진당은 특수활동비 외에도 내년 인건비, 부처운영비 등 정부 부처의 경상예산이 4천294억원이나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일정 부분 삭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민의 정부 시절에 비해 특수활동비가 2천억원이나 증액됐다"며 "매년 400억씩 증액될 때는 말이 없다가 20분의 1 증액된 것을 놓고 `묻지마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연합>
Posted by 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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